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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14회 부산평화영화제/기록문

<드림팰리스> GV

일시 : 2023. 10. 29 일요일 10시 30분

장소 : 모퉁이극장

참석자 :  가성문(<드림팰리스> 감독),  김희진(모더레이터)

작성:  최가을

 

 

Q.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

A. 부동산에 예민한 가풍 속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이사를 많이 다녔고 자연스레 관심을 가졌다. 집이라는 곳이 가족의 안온한 공간이면서도 투자의 대상이라는 부분이 괴리가 느껴졌다. 그러다 미분양 사건 기사를 봤고 평소 갖고 있던 문제의식과 결부되어 제작하게 됐다.

 

Q.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A. 이 영화는 아파트 문제와 산업재해 문제 두 가지 축을 갖고 있다. 이 두 가지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봤다. 진짜 탓해야 하는 대상은 닿기가 어려우니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비슷한 처지들끼리 원망하고 싸운다. 그 사람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면밀히 살펴보고자 했다. 이것들이 개별 사건으로 존재하지만 묶는다면 우리가 같이 살고 있는 한국이라는 사회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Q. 배우분들과 인물들의 과거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고 소통했는지?

A. 배우들에게는 인물의 모든 것들을 이야기 해줘야 하기 때문에 인물들의 과거에 대해 심도 있게 얘기를 나눴다.

 

Q. 배우분들 중에서 이야기나 인물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 분이 있었는지

A. 같은 장면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한다. 혜정이나 수인이 단선적인 인물이 아니라 복합적이기 때문에 연기하기 어렵다. 그 찰나의 지점에서 멈추고 이야기하고 다시 촬영하고 그랬던 경험이 자주 있었다.

 

Q. 권력구조와 그 아래 있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제작했는지?

A. 보통 아파트 문제나 산업재해에 대해 다루는 영화는 약자가 강자를 잠깐이라도 이기는 승리 서사가 대부분이다. 제가 하고자 한 건 현실에서 잘 안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 좀 더 디테일하게 보는 작업이었다. 사회적 사건이 터지면 초반에만 극도의 관심을 가지다 곧 지겹다는 애기가 나온다. 드림팰리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것에 지쳤다. 혜정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 현실에 지쳐 도망치고자 한 인물이고, 자신의 온전한 삶을 가지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는 과정을 다루는 영화다.

 

Q. 이후 차기작은 어떤 식으로 구성할 예정인지

A. 시대물, 마약물 등을 쓰고 있다. 대중들과 좀 더 조응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혜정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어 해피엔딩의 영화도 만들고 싶다.

 

Q. 동욱이 엄마와의 관계보다 왜 유가족들에 대해 더 신경 쓰고 잘 지내고 싶어 하는지?

A. 동욱은 모든 걸 깨닫기엔 아직 어린 나이여서 무리에 속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대책 없는 정의감도 갖고 있다. 시위를 하는 게 의롭다고 생각해서 포기한 엄마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Q. 정의 주변 입장 관계들이 모두 애매해보였는데 의도한 건지?

A. 제 삶도 엄청나게 명확하진 않다. 인생이라는 것이 항상 명확하지 않고 흐리멍텅하고 어떤 관계든 딱 끊어내기 어려운 것 같다. 이런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반영된 듯 하다.

 

Q. 수인과 동욱에게도 혜정과 같은 선물이 있는지?

A. 못 준 것 같다. 영화는 이렇게 끝나지만 언젠가 혜정과 수인은 다시 만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이웃사촌처럼 살 순 있지 않을까. 시간이 많이 흐르는 그것이 그들에게 선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Q. 영화 제목이 드림팰리스이고 최근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김선영 배우가 드림팰리스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대사가 있다. 이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 혹시 관련 있는 건지

A. 전부 우연이다. 두 영화가 같은 배우들이 나오는 등 겹치는 부분이 많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