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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14회 부산평화영화제/기록문

<물비늘> GV

일시 : 2023. 10. 28 토요일 16시

장소 : 모퉁이극장

참석자 :  임승현(<물비늘> 감독), 피에르(모더레이터)

작성:  최가을

 

 

 

Q.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 계기가 있는지?

A. 어릴 적 실제로 래프팅을 타다 사고 난 적이 있었다. 가족들이 그거에 대한 죄의식을 갖고 있었고 상처가 깊게 자리 잡고 있어서 시나리오로 이어지게 됐다.

 

Q. 주인공 예분은 죽음과 관련된 고통과 중독을 극복해야 하는 캐릭터인데 그 부분을 잘 표현하신 것 같다. 어떻게 그 감정들을 잘 표현할 수 있었는지?

A. 누구나 상실에 대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배우님들에게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얘기해달라 요청 드렸었고 서로 함께 이야기하며 구성해 나갔다.

 

Q. 영화에서 왜 물이라는 요소를 이용했는지?

A. 물이라는 건 모든 생명체에게 필수적 요소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이중적 요소가 있다. 그런 부분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Q. 영화의 가족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서로 의지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예분과 지윤 두 인물이 함께 대체가족을 이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영화를 제작할 때 특별한 순간이 있었는지

A. 로케이션 헌팅을 정말 많이 다녔다. 거의 마지막 장소로 한 폐건물을 발견했고 꼭 이곳에서 촬영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장소를 만났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이후 계획이 있는지

A. 정해진 부분은 없지만 장르성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지 않을까 한다.

 

Q. 영화에서 누군가 교복을 입고 나가는 장면이 있었다. 그 사람이 수정이인지

A. 수정이가 맞다. 수정이가 이제는 두 사람에게서 떠나가는 것을 나타내고자 했고 수정이의 빈자리를 지윤이가 들어온다는 의미도 넣었다.

 

Q. 제목이 물비늘인 이유?

A. 물비늘의 사전적 의미는 햇빛이 물에 반짝이는 모양이다. 처음 물비늘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날카롭고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속뜻은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중적 의미가 와닿아서 제목으로 붙였다.

 

Q. 고구마를 먹는 장면이 의도하신 건지, 그리고 열린 결말의 의미가 있는지

A. 고구마를 먹었을 때 물이나 우유 같은 걸 먹지 않으면 삼켜내기가 힘들다. ‘물비늘’이 죄의식을 해소하는 영화는 아니길 바랐다. 해소하지 않고 상실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고구마라는 소재를 선택했다. 그 후 이야기는 관객분들이 상상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열린 결말로 남겼다.

 

Q. 영화 속 공사라는 것이 특별한 의미인지

A. 예분에게 큰 장애물을 부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로케이션 헌팅이 되게 중요했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거나 중단된 강가를 찾고 싶었다. 영화 속 장소가 30-40년 정도 공사가 멈춘 상태인데 예분의 정서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했다.

 

Q. 이전 작품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 작품을 제작할 때 레퍼런스가 있는지?

A. 이번이 두 번째 장편 영화였고 첫 번째 장편 영화는 작년에 개봉한 <홈리스>라는 영화였다. 이 영화의 레퍼런스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였다.

 

Q. 지윤이가 먹은 약이 무엇인지, 약국에서 했던 행동의 의미가 무엇인지

A. 공황장애 약이다. 환청같은 공황증세가 있을 때 먹는다. 도와달라는 신호로 보이길 바랐다. 자신이 직접 말을 하기 힘드니 어른들이 봐주기를.

 

Q. 두 인물 모두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왜 그런 방식으로 표현했는지

A. 작품 제작 전 봤던 삼풍백화점 사건 다큐멘터리 영상이 있었다. 그 다큐에서 유가족들이 가족의 유해를 찾기 위해 집게를 들고 잔해 속을 찾아다녔다. 죄책감과는 다른 결이지만 자신한테 일정 부분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그런 죄의식을 갖고 있는 가족이라면 벗어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Q. 가장 어려웠던 장면, 그리고 애정하는 장면이 있는지

A. 살수차를 강하게 뿌리고 인파를 뚫고 사고 현장을 보러 가는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 배우들이 고생하는 걸 보고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리고 예분이 술에 취해 공사장을 휘젓는 장면이 롱테이크였어서 연출이 힘들었다. 예분과 지윤이 경찰서에 다녀와서 같이 누워있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지윤이 숨겼던 사실을 말하고 예분이 괜찮다고 하면서 가족이 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