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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제6회 부산평화영화제/관객 리뷰

공식경쟁2 <미션스쿨>

 

 

 

종교의 자유를, 자유를 달라!’

 

임수연

 

미션스쿨에 다니는 학교회장 바울’, 그의 이름부터가 학교를 대변하는 듯하다. 그러나 바울은 기독교인이 아니다. ‘미션스쿨기독교 학교에서 비기독교인의 목소리라는 강의석 감독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3인 바울은 기독교를 믿지 않는데 교과 과목에 경건이라는 예배가 있어 강제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강하게 체벌하는 기독교인 선생님들의 모순적인 행동을 보며 회의감을 느낀다. 회의감은 곧 억압에 대한 확신이 되고, 그는 홀로 종교의 자유를 외치기 시작한다. 기독교를 믿는 가족과 선생님, 그리고 입시 때문에 종교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친구들은 바울을 보며 비웃고 무시하며 꾸짖는다. 그러나 바울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진다. ‘종교의 자유를, 자유를 달라!’

바울의 외침에 학교와 가족은 미션스쿨 학생으로서의 의무로 막는다. 그것이 교리며 이사회의 옳은 일이라고. ‘대학은 가야지 않겠냐. 그러나 모두가 바울에게 그러한 것은 아니다. 바로 같은 반 친구 정은과 목사님인 종교선생님이다. 정은은 소위 말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춤은 그녀의 정신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또 그러한 꾸밈없는 열정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학생다워 보인다. 종교선생님의 지지는 그가 외치는 자유가 온전히 종교만이 아님을 내포한다. 그는 종교의 자유를 넘어 대한민국 학생으로서의 자유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목사님은 바울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그리고 한 학생의 자유를 막는 어른들의 고집스런 모습을 보았다.

사회가 주는 그릇됨의 가치에 점점 지쳐가는 바울. 엄마는 그런 바울에게 끝내 미안하다끌어안지만 이미 그의 마음속에서는 자유가 떠난 지 오래다.

어른들은, 사회는 바울의 투쟁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또는 귀 기울이고 있는가. 대학생활을 겪어본 사람은 다 안다. 그토록 바라보던 대학이 인생의 다가 아니고, 대학을 간다고 해서 결코 내가 생각하던 자유가 주어지지 않음을.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음을. 입버릇처럼 그때가 좋았는데라고 말하지 않는가. 우리는 그 때를 그리워하고 있다. 오늘의 학생들은 지금의 때를 그리워나 할까.

그가 자유를 외친다고 해서 결코 성량이 큰 인물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또 답답할 정도로 사람 앞에서 떤다. 바울은 평범한 학생들을 대변한다. 그러한 아이가 지하철에서 1인 시위를 한다니. 무엇이 평범한 학생 바울을 그 자리에 서게 했는지 어른들의 깊은 생각과 고민이 필요하다. 영화는 꾸밈없으면서 급진적이며 여운이 깊다. 감독은 이러한 실화의 힘을 영화 속에 욕심 없이 담아냈다. 일상 속에서 바라보지 않았던, 잊었던(혹은 잊으려했던) 이야기들이다. 영화를 계기로, 삶 속 누군가의 외침을, 그것이 소리치는 것이던 속삭이는 것이던 들어보자. 지금도 어디에선가 또 다른 바울은 외치고 있다. “종교의 자유를, 자유를 달라!” “야간자율학습의 자유를, 자유를 달라!” “입시의 자유를, 자유를 달라!” 이제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이라 말해줄 수 있는가.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현실에 적용해보고 그때의 나와 비교해 보기 바란다. 나도 한때 바울이었는지는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