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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평화영화제 아카이브

[공식경쟁1] <펀치볼> 본문

2019년 10회 부산평화영화제/관객리뷰

[공식경쟁1] <펀치볼>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2. 5. 11:46

 

관객리뷰단_전유민

 

전쟁 자체나 전쟁의 피해자분들, 특히 위안부분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다큐멘터리는 종종 제작됐고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뢰’라는 소재에 관한 영화는 극히 드물 것이라고 생각된다. 영화는 어릴 적 지뢰로 인해 신체의 일부를 잃어버린 세 분의 지뢰피해자분들과 민간인 지뢰제거 전문가분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에게도 ‘희망’이라는 단어가 스쳐 지나갔지만 사실 내 머릿속을 지배하는 단어는 ‘분노’이다. 등장인물의 대화에서는 ‘선진국’이라는 단어가 종종 나온다. 모든 사람의 안전을 위해 제거되어야만 하는 지뢰들, 그러나 제거되지 못한 이 지뢰들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끊임없는 무관심과 무지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대한민국. 과연 이런 대한민국을 우리는 선진국이라 말할 수 있을까? ‘펀치볼’의 관점에서 본다면 전혀 아닐 것이다. 감독님이 제목인 ‘펀치볼’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어딘가 뻥 뚫린 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어딘가 구멍이 뚫린 다음에는 어떤 과정이 와야 할까. 그 구멍을 막아야 한다. 근데 그 구멍을 막지 않으면 계속해서 지반이 흔들리고 구멍이 더 넓혀지게 되고 끝내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지금 당장 이 구멍을 막지는 못한다면 커지게 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