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 제10회 부산평화영화제/관객과의 대화

[라운드 테이블]

평화를 위한 연대: 라운드 테이블 후기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을 고민하다'

일시: 2019년 5월 25일(토) 14시~15시
장소: 한성1918 청자홀
작성: 김윤지(부산평화영화제 자원활동가)

------------------------------------------------------

 

제 10회 부산평화영화제는 영화 ≪아이들의 학교≫를 연출한 재일동포 저널리스트 고찬유 감독님을 모시고 재일 조선학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감독님께서는 재일 조선학교가 겪은 차별과 투쟁을 기록한 ≪아이들의 학교≫를 제작하셨다.
감독님은 1947년에 오사카에서 태어나셨다. 조선인으로 태어났지만 그 시기 보통의 사람들은 일본 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감독님 또한 초중고등학교를 일본학교에서 다니셨다. 그러던 중, 고3 때 조선학교에 다니는 친한 형님을 만나 조선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며 이야기를 나눈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조선학교’는 재일 조선인이 한반도의 사상 및 조선어 교육 등을 가르치는 민족학교이다. 현재 일본은 조선학교를 차별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회의에 참여하신 분들이 조선학교 문제를 같이 인식하고 이야기를 통해 연대를 모색하는 출발점으로 라운드 테이블을 마련하였다. 재일 동포 차별은 100년 이상 되었다고 한다. 그 예로 일본은 ‘황국신민화’를 실시해 조선민족의 의식을 없애 한국인의 정체성을 말살하는 정책을 실시했었다. 지금은 해결된 문제이지만 이 시기에 조선인은 통학할 때 학생 할인 적용이 되지 않아 어른과 같은 정기권을 사용해야 했으며 대학 수험을 칠 수 없고 수험 자체를 금지 당했다. 일본이 아이들의 교육권을 침해한 것이다.
작년 12월에 후쿠오카 ‘조선초·중급학교’에 가게 되신 최민경 교수님께서 하신 이야기가 있다. 학교 자체가 산 위에 있어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으셨다고 한다. 그리고 낡은 철봉, 정글짐 등 놀이 기구와 화장실에 대한 시설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모습에 가슴 아팠다고 한다.
왜 일본에 있는 외국인학교 가운데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이 두드러지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1945년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식민지 교육이 조선학교 차별의 계기라 말할 수 있다.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은 제대로 된 식민지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은 3~4대를 걸쳐서 민족적인 정체성을 없앤다. 현재 재일동포 80% 이상이 일본인과 결혼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이 추세로 가다 보면 조선학교의 존재감이 없어져 버릴 상황에 직면한다.
조선학교의 차별에 관한 극복 방법, 해결점은 무엇이 있을까?
한 참가자는 민족학교가 교육적인 것만 제공한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전망하였다. 민족학교는 민족학교를 나온 사람들이 일본에 살기 위해 (경제적) 도움을 주는가? 이 물음을 충족하지 못하면 살아남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국의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해결점을 제시해주셨다.
다른 참가자는 이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학교가 없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어서 다시 학교를 일으킬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조선학교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국의 시민단체,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일본의 국회의원을 설득하는 방법이 있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시민 단체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에서 활동하는 김지운 영화 감독님은 단기적으로는 정서적인 동의를 얻기 위해 조선학교에 재정 지원을 하고, 페인트칠 같은 행동으로 연대를 보여준 뒤, 궁극적으로는 무상교육참여, 차별철폐로 이어지도록 전략적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조선학교 차별’에 관한 대화는 현 상황, 문제점, 해결방안 등으로 진행되었다. 현직에 계신 교수님과 시민 단체 활동가들이 1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조선학교 차별의 문제에 공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부끄럽지만 이 토론의 주제를 전달받기 전까지 ‘조선학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조선학교’가 차별을 받는 사실을 영화제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조선학교 문제를 더 잘 알기 위해, 인터넷에 여러 조선학교 기사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눈에 띄는 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일본이 조선학교를 교육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며 차별하고 있는 사실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비판 받는 상황이란 기사이다. 이렇게 비판 받는 상황에서 일본 사법부는 조선학교 무상화 배제는 위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아이들의 교육권 침해일 뿐 아니라 일본인의 편견을 더욱 강화하는 데 불을 지피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런 기사를 통해서 난 시민 단체가 조선학교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일본 정부가 문제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조선학교에 관한 편견과 차별을 지워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는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이 무관심 속에 흔들리지 않도록, 조선학교 지원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김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