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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10회 부산평화영화제/관객과의 대화

[개막작] <아이들의 학교> GV

 

개막작 ≪아이들의 학교≫ GV 대화문

일시: 2019년 5월 23일(목) 오후 7시
장소: 영화체험박물관 영상홀

진행: 신정화(부산평화영화제 집행위원, 동서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게스트: 고찬유(≪아이들의 학교≫ 연출), 코야마 오사히토(≪아이들의 학교≫ 촬영)
패널: 김지운(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소속, 영화 ≪항로≫ 연출)

대화문 작성: 김지수(부산평화영화제 대학생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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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이들의 학교≫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찬유 감독: 재일동포로 살면서 재일동포에 대한 문제를 많이 느꼈습니다. 그에 대한 잡지 기사도 많이 썼습니다. 객관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제시하고 싶었고, 다른 나라의 동포들이 얼마나 괴로운지 많이 조사했습니다. 제 생각엔 일제강점기 민족말살정책의 결과가 이런 현상을 낳았다고 봅니다. 그래도 1990년대에는 재일동포 문제가 해결되어 희망을 가졌는데, 오히려 21세기가 되니 더욱 큰 차별이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재일동포는 매우 힘들게 살고 있고, 그래서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정말 한국어 유창하시죠? 감독님이 우리학교에서 공부하셨기에 그렇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말 뜨거운 마음이 느껴지게 말씀을 하셔서 저도 굉장히 선생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입니다. 방금 다큐멘터리를 봤고,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 우리의 학교, 그러니까 민족학교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탄압에 있어 가장 큰 축은 역사와 민족인 것 같습니다. 과거 역사에 반성하지 않는 현재 아베 정부, 일본 정부, 그리고 일본 민족의 우월주의에 대한 잔상 때문에 우리학교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아이들의 학교≫에 대해서 꼭 말씀하시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요?
고찬유 감독: 우선 조선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얼굴을 봐주세요. 아이들의 얼굴은 감출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은 진실입니다. 이 영화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증언들을 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하지만 돌아가셔서 증언을 들을 수가 없었을 사람들의 증언을 이 영화는 담아냈습니다. 역사적 의의가 상당히 있습니다. 그리고 호소하고 싶은 것은 지금 투쟁하는 동포들을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여러 번 상영하여, 많은 분이 도와주길 바랍니다.
진행자: 이 영화가 민족문제에 대한 하나의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수업에서 꼭 사용하겠다고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그다음으로 코야마 촬영 감독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코야마 촬영 감독님은 고찬유 감독님과 함께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코야마 감독: 고찬유 감독과 30년 이상 된 친구인데, 2년 전에 민족학교에 대한 의견이 나와서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그리고 보통 일본 사람들은 학생들이 이런 생활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모습을 영화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진행자: 코야마 감독님께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일본인으로서 고찬유 감독님과 민족학교를 지키기 위한 재일 조선인의 활동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코야마 감독: 영화에 등장하는 변호사의 말씀처럼 민족에 대해 배우는 것은 세계의 모든 아이에게 주어져야 하는 당연한 권리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부끄럽게도 그것이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찬유 감독님께서는 재일 조선인이시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영상을 다루시는 것에서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일본인인 저로서는 일본이 이렇게 학생들을 차별하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고 싶습니다.
진행자: 다음으로 김지운 감독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김지운 감독님도 이런 민족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학교≫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엇인지요?
김지운 감독: 특정한 장면보다는 영화가 전반적으로 70년이 넘은 조선학교에 대한 역사를 다양한 자료와 인터뷰로 잘 표현하였습니다. 영화에 잠시 나왔지만 <60만번의 트라이>와 같은 다큐가 있었지만, 전체 역사를 다큐는 이번 영화가 처음일 것입니다.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고, 아까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거처럼 당시 계셨던 분들은 연세가 있으셔서 증언은 담아내기가 힘든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그런 것만으로도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진행자: 한국인의 입장에서 영화를 찍는다면 어떻게 표현하실 건가요?
김지운 감독: 2017년부터 촬영을 이미 하고 있습니다. 히로시마 재판 때부터 다큐멘터리를 촬영중인데, 큰일났습니다. 감독님이 조선학교 문제를 잘 표현해줘서 제 다큐는 덜 해도 괜찮을거고, 아마도 2-3년은 다큐를 더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행자: 이제 관객의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있으신 분?
관객1: 안녕하세요, 저는 동아대학교 학생 입니다. 영화 잘 봤습니다. 크게 3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북한말을 쓰는 이유가 궁금하구요. 두 번째는 정부가 수립이 된 이후에도 조선학교에 대한 우리나라나 북한이 조선학교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입니다. 세 번째는 북한이 조선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이 궁금합니다.
고찬유 감독: 첫 번째는, 이북을 지지하는 조직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거기서 배우는 학생들은 북한 말투가 나오겠죠. 그리고 사실 북한 말투라기 보단 재일동포식 발음입니다. 재일동포로서 유창하게 한국말을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지원 문제는 군사독재정권의 억압으로 인해 남한은 별로 지원을 못했구요. 이북에서는 57년에 교육원조비라고 조선학교에 보내왔습니다. 일본 돈으로 1억 7천만엔 정도 됩니다. 그리고 해마다 2~3억엔을 보냈죠. 조선학교 관계자에게 정말 큰 기쁨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여러 논란이나 입장이 있지만 어쨌든 조선학교를 지켜준 것은 이북이라는 사실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남한의 국회에서도 조선학교를 지원하자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 갈등으로 인해 지원해주고 싶어도 잘 안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민족으로서 도와줘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김지운 감독: 제가 덧붙여서 설명을 드리자면, 그리고 최근에 국정감사에서 조선학교에 대한 언급이 나왔지만, 외교부에선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조선학교에 대한 정부의 태도나 재정지원이 소극적입니다.

 

진행자: 지금 감독님들께서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주셨는데, 제가 영화를 보면서 재일동포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은 다소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해방 후, 일본의 패전이후에 일본에 살게 된 재일 조선인들의 사회에도 남북한이 갈라지게 된 상황이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 저희가 본 학교는 북한 쪽에 속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북한이 지원을 해주는 것이죠. 일본 정부의 탄압의 타깃이 되었기도 하고요.
관객2: 질문은 아니고, 그냥 덧붙여서 말씀드리자면, 2003년부터 이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알아봤습니다. 그 질문에 한국 정부가 어떤 일을 하느냐, 이게 핵심적인 고민입니다. 조선학교가 북한 쪽에 소속되어 있지만,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국적이 70%는 남한입니다. 그래서 이런 미묘한 것들이 외교상의 문제가 되기도 하고요. 또 지원하는 재단에 따른 형평성의 문제도 있습니다. 2003년부터 민족학교 운영이 어려워질 거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지원 또한 어려워지면서 재일동포 상공인들이 도와줬습니다. 민족학교는 그러니까 동포들이 몇십년 동안 싸워왔다는 사실이 중요하고요. 학교 선생님들도 많은 희생을 하였습니다. 선생님들도 6개월씩 월급을 못 받거나 최저임금도 안되는 수준에서 월급을 받곤 합니다. 오로지 민족학교를 하나만을 위해서 희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진행자: 예. 지금 코멘트해 주신 분은 주최 단체 부산어깨동무 운영위원으로 있으신 분입니다.
관객3: 영화 정말 감명 깊게 봤습니다. 촬영 감독님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이 참 많은데, 다 같이 고민해봤으면 하는 문제를 질문하고 싶습니다. 이 조선학교 가 이렇게 어려운 현실에서 남아서 명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본 사회 내에서도 재일 동포와의 사이가 원만하게 되는 것이 가능한지, 그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요. (두 집단 간의 협력에 관한 질문.)
고찬유 감독: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과거엔 완전 대립이었고, 박근혜 정권땐 싸우진 않았지만 관계가 멀어졌단 거죠.
진행자: 감독님의 마지막 한 마디를 듣겠습니다.
고찬유 감독: 영국판도 만들고 있습니다. 6월에 완성하여, 유엔에 보여줄 것입니다. 뉴욕, 독일, 프랑스에서 한 사람씩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영화 상영회를 열어서, 일본 정부에 대한 항의의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틀림없이 조선 학교 아이들에게 큰 용기를 줄 것입니다.
코야마 감독: 일본에는 이런 영화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말 놀랐습니다. 후쿠시마나 인권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어 영화제를 만든 것이 정말 대단합니다.
김지운 감독: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감독님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영화가 부산에서 많이 상영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작년 12월 부산에서 시민단체들이 모여 조선학교와 관련된 연합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며 조선학교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