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 제10회 부산평화영화제/★관객리뷰

[공식경쟁7] <유라>

 

관객리뷰단_문순신

 

3년전 ‘깔창생리대’라는 단어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면서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실제로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자아이는 첫 월경이 시작되고 어려운 집안형편으로 인해 생리대를 사달라고 말하지 못했다는 사연이 트위터에 올라면서 여러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 후 서울 및 여러 지자체에서 생리대 보급 정책을 내놓고 있다.
유라는 이 사연속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되겠다. 할아버지, 귀여운 남동생과 함께 생활하고있지만 한달에 한번 생리할 때가 되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남동생을 할아버지와 자게 하고, 바닥에 수건을 깔아 놓고 자야 한다.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생리주기가 있다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얼마나 많은 지, 생리대가 부족하면 얼마나 불편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런 불편함은 우리에겐 일시적이지만 생리대를 살 여유가 없는 유라에게는 생리주기처럼 또 되돌아오는 현실이다. 계속해서 생리대를 부탁해야 하고, 빌려야 하는 그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무거울지 생각한다면 매우 안타깝다.
정부의 정책이 매우 좋은 취지이고 안심이 되지만, 당장 필요한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조급한 마음을 달래줄 수는 없었나 보다. 당장 해결해야하는 일을 일주일 넘게 기다려서 받는 유라의 심정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 나는 아직도 우리 주변에 있을 유라가 걱정이 되었고, 내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 여성에게 있어서 필수품인 생리대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고 3년전부터는 발암물질 함유라는 기사도 나고 있었다.
나의 상황이 아니었기에, 몰라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던 내가 조금은 부끄러웠고 많은 유라들이 미안함과 부담을 안고 생리대를 받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