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의 반전
─부산평화영화제 공식경쟁 영화 <소풍> 리뷰
긴장을 놓지 마세요, 반전의 영화 <소풍>
“거울로 보이는 사물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 영화 <소풍> 중에서
반전으로 가득한 영화, <소풍>은 한 가족의 일상입니다. 첫 화면에 등장하는 레고 인간을 주인공이라 생각했는데요. 사실 그는 아이의 손에 움직이는 장난감에 불과했습니다. 간간히 아이 웃음소리가 들리고, 어머니는 김밥을 만들고 있어요. 김밥을 쌀 때면 꼭 하나씩 집어먹는 사람이 있죠. 아이들의 아버지입니다. 이 단란한 일상은 계속될 수 있을까요? 배경음악을 들으면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배경음악에 사람의 신경을 찌르는 무언가 있었습니다. 공포영화가 떠올랐습니다. 공포영화의 도입부에서도 평범한 일상을 그리고 있지만, 등골이 서늘하잖아요. <소풍>도 그런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보며 확인해 보세요.
부산평화영화제, 왜 <소풍>을 택했을까요?
회를 거듭하며 내공을 쌓아가고 있는 부산평화영화제. 영화제에서는 왜 <소풍>을 상영작으로 선택했을까요? 그 이유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첫째, 동화 같은 분위기. 영화 <소풍>은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단순한 캐릭터에서는 귀여움이 느껴집니다. 또, 동화적인 분위기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아이들의 소꿉놀이 장면을 예로 들겠습니다. 레고 장난감이나 소꿉놀이 용품처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동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둘째, 기술적 장점. 어릴 때 많이 만들어 보았던 플립북 애니메이션. 종이에 변화하는 대상을 그리고, 종이를 넘기면 대상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애니메이션입니다. 플립북 애니메이션에서는 동작 사이가 매끄럽지 못하고 뚝뚝 끊기는 듭니다. 인디 애니메이션에서도 끊기는 느낌이 드는 작품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소풍>은 장면 사이가 아주 부드럽게 연결됩니다. 저는 부드러운 연결에서 편안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셋째, 명확한 주제. 짧은 러닝타임(약 3분) 동안 주제를 담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소풍>은 일상적인 분위기에서 다양한 반전을 통해 우리를 주제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주제는 아주 명확합니다. 영화를 보면 바로 “아, 이걸 말하려고 했구나.” 하고 느끼실 거예요.
부산평화영화제는 ‘평화’를 슬로건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꼭 찾아야 할 영화제입니다. 저는 영화 <소풍>의 관객리뷰단 활동을 통해 부산평화영화제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올해를 기점으로 매해 찾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상치 못한 감동의 공격에 대비해 미리 휴지를 준비해갈 생각인데요. 이번 5월, 여러분도 휴지 몇 장과 함께 부산평화영화제를 찾아보는 건 어떠세요?
관객리뷰단 이유진(springmusic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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