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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7회 부산평화영화제/언론보도

[경향신문] 재일동포 박수남 감독 "일본군, 한인에 폭탄 메고 미군 전차 돌격 강요"

ㆍ다큐 ‘옥쇄의 진실’ 국내 첫 공개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조선인 군속과 조선인 위안부에 관한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옥쇄(玉碎)의 진실>이 다음달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1990년부터 20년간의 장기 취재를 거쳐 다큐멘터리를 완성한 재일동포 2세 박수남 감독(79·사진)은 2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일본군이 조선인 군속들에게 폭탄을 짊어진 채 미군 전차에 뛰어들도록 ‘옥쇄’ 명령을 내렸다”며 “당시 조선인들이 겪어야 했던 참상을 한국인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옥쇄의 진실>은 6월27~29일 열리는 부산평화영화제에 초대돼 상영된다.

오키나와에는 1944년 1000명이 넘는 조선 청년과 처녀들이 강제징용 또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있었다. 태평양전쟁 막바지인 1945년 3월부터 오키나와 지상전이 시작됐고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군은 “천황 폐하를 위해 옥쇄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로 인해 수많은 오키나와 주민과 조선인 군속 및 위안부들이 비참하게 최후를 마쳤다.

다큐멘터리는 당시 소년병이었던 남성, ‘아리랑’을 부르는 위안부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는 노인, 군속으로 징용된 조선인 등 27명의 증언을 담았다. 특히 최대 격전지였던 가카스(嘉數) 고지에서 일본군이 조선인 군속들에게 폭탄을 짊어진 채 미군 전차에 돌진하도록 명령을 내렸다는 마을 촌장 이하 세이이치(伊波正榮)의 증언은 당시 조선인의 참상을 알려주는 귀중한 기록이다.

박 감독은 조선인 원폭피해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또 하나의 히로시마>(1986년) 등을 통해 재일동포들의 삶을 일본 사회에 환기시켜왔다. 박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완성한 소감을 묻자 “이제야 (나의) 묘비명을 쓸 수 있게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의동 기자 phil21@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5262114035&;code=10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