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경쟁2] <시 읽는 시간> '나는 도구이고 시가 주인공일 수도 있다.'
─부산평화영화제 공식경쟁 영화 리뷰 직장 생활에 지친 사람, 시위와 투쟁에 일상을 바친 사람, 예술과 고통을 말하는 사람 등의 이야기는 외면 받는 동시에 너무 자주 인용되어 진부해져 있다는 이중적 위치에 있다. 은 이들이 풀어내는 이야기가 자칫 그렇고 그런 관습적인 기표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들의 이야기에 대해 우리의 심리적 반응이 기계적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시를 끌어오는 방식을 택한다. 에는 말 없는 얼굴, 인파가 몰린 에스컬레이터, 어둠, 글씨로 가득 찬 공책, 걸려 있는 기타들, 산동네, 하마무의 작품 등이 나온다. 이 장면들은 스토리라인을 이루는 인과관계로 묶여 있지 않아서, 의미상으로 거리감 있는 단어들이 물리적으로 거리를 좁힌 채 꼭 붙어 나열되어 있는 시의 모습을 닮아 있다. 논리적 진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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