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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8회 부산평화영화제 /★관객리뷰

[공식경쟁5] <맥 북이면 다 되지요>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을 두고 고민하는 우리의 일상을 녹인 영화'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을 두고 고민하는 우리의 일상을 녹인 영화─부산평화영화제 공식경쟁 영화 리뷰 폐경에 이른 엄마와 이미 폐경한 소는 오래되고 낡은, 하지만 정이 있고 익숙한 것을 나타냅니다. 한편 아들이 원하고 있는 맥북은 새롭고 최신의, 하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낯설기도 한 것입니다.는 20분이 조금 넘는 단편영화입니다. 여기서 어머니는 폐경판정을 받고 나서부터 우울해합니다. 신경질도 더 많이 냅니다. 그리고 이미 폐경인 소는 값이 비싸지 않다는 가축시장 주인 말을 듣고서는 더 짜증을 냅니다. 주인장이 ‘새끼도 못 낳는 암컷이 왜 비싸냐. 암컷은 맛도 없는데’라는 말을 한 것이 자신 이야기처럼 들린 듯합니다. 자신도 이제 자식 못 낳고, 일도 잘 못하는데 뭔 쓸모가 있냐는 생각을 가진 것 같습니다... 더보기
[공식경쟁5] <맥북이면 다 되지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가장 좋은 선택일까?' ─부산평화영화제 공식경쟁 영화 리뷰 시골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어딘가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주인공은 스트레스로 인한 조기 폐경을 진단 받게 되었고 집으로 돌아오자 아들은 맥북을 사달라고 한다. 하지만 맥북의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높아 엄마의 폐경을 막을 수 있는 호르몬 치료약과 주사의 가격과 맞먹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 다 하고 싶어 하고 남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다 가지고 싶어 하는 아들에게 맥북을 사주지 못하자 소를 팔기로 결정하고 남편에게 소의 가격을 물었다. 암소이지만 새끼를 배지 못하여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낮은 걸 알게 되었다. 다음날 가축 시장에 가서 가격을 물어보자 그 사람은 나이, 새끼를 밸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봤다. 나이가 많이 들고 새끼를 밸 수 없.. 더보기
[공식경쟁4] <두 번째 겨울> '우리도 남들처럼 살 수 있을까' ─부산평화영화제 공식경쟁 영화 리뷰 이 영화를 리뷰 해야겠다고 결심했던 건 영화의 시놉시스 때문이었다. “현실의 벽에 부딪쳐 꿈을 포기해야 하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라는 청춘이라는 사회의 호명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꼭 나의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소위 말하는 우리네 청춘의 고단함은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이다. 이런 소재를 다룬 결과물들은 대개 비슷한 흐름과 결말을 가진다. 우리네 청춘이 이렇게 힘드니 라며 현실을 보여준다. 그 뒤에 우리 사회는 이걸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한다던가, 청춘들은 힘들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라는 식으로 결론이 난다. 우리들은 이런 것들을 보면서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이란 대체로 저런 식이 아니었던가 라는 공감 아닌.. 더보기
[공식경쟁3] <그 날> '잃어버린 뿌리를 더듬는 서툰 시도' 잃어버린 뿌리를 더듬는 서툰 시도─부산평화영화제 공식경쟁 영화 리뷰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TV로 본 기억이 있다. 그곳엔 눈물 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가슴에 휘몰아치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수 없어 눈물로 쏟아냈을 테다. TV 너머, 그곳을 가득 메운 정서는 누구도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하리라. 남북 이산가족의 눈물은 천륜마저 끊어버린 전쟁의 참혹함을 표상하며, 한국전쟁 이후 약 70년간 풀지 못한 ‘남북문제’의 상징이다. 이 같은 ‘남북문제’의 복잡다단함을 재현할 수 있을까. ‘남북문제’의 다층적 구조를 담아낼 수 있는 수단은 존재할까. 정수은 감독은 영화 을 통해, 그 희미한 재현의 실마리를 잡아채려 시도한다. 정 감독이 ‘남북문제’란 지난한 주제에 천착한 데는 그가 자신의 “한쪽 .. 더보기
[공식경쟁2] <시 읽는 시간> '나는 도구이고 시가 주인공일 수도 있다.' ─부산평화영화제 공식경쟁 영화 리뷰 직장 생활에 지친 사람, 시위와 투쟁에 일상을 바친 사람, 예술과 고통을 말하는 사람 등의 이야기는 외면 받는 동시에 너무 자주 인용되어 진부해져 있다는 이중적 위치에 있다. 은 이들이 풀어내는 이야기가 자칫 그렇고 그런 관습적인 기표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들의 이야기에 대해 우리의 심리적 반응이 기계적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시를 끌어오는 방식을 택한다. 에는 말 없는 얼굴, 인파가 몰린 에스컬레이터, 어둠, 글씨로 가득 찬 공책, 걸려 있는 기타들, 산동네, 하마무의 작품 등이 나온다. 이 장면들은 스토리라인을 이루는 인과관계로 묶여 있지 않아서, 의미상으로 거리감 있는 단어들이 물리적으로 거리를 좁힌 채 꼭 붙어 나열되어 있는 시의 모습을 닮아 있다. 논리적 진전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