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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제6회 부산평화영화제/관객 리뷰

공식경쟁 5 <늘샘천축국뎐> 늘샘천축국뎐 권지혜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중요한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에도, 내가 당신을 싫어하는 것에도, 간절히 바랐던 사람과의 인연이 끊어진 것에도 반드시 그 까닭의 원인이 존재하리라. 발음하기 선뜻 망설여지는 이 영화 ‘늘샘천축국뎐’은 세상의 이러한 무수한 물음 중 인간 존재 본질에 대한 이유를 찾기 위한 땅 천축국(인도)을 포함하여 아시아 총 8개국을 유랑한 감독 늘샘의 이야기이다. 감독이자 주인공인 늘샘은 주머니가 두둑하지도, 외국어가 그리 능통하지도, 함께 짊어진 기타 실력이 아주 뛰어난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저 ‘나는 누구이며, 행복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의문을 품은 평범해 보이는 어느 한 청년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더보기
공식경쟁6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 김시은 한 여자가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까만 봉투를 들고 나온다. 그녀는 다른 이의 쓰레기봉투에 자신의 쓰레기를 채워 넣는다. 그러다가 현장에서 범행을 들키고 만다. 이번이 처음도 아닌 것 같았다. 그녀는 야간작업도 계속 지원하고 다른 일자리도 더 알아보고 있다. 주인공인 홍매는 이렇게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20대 여성이다. 좁은 집에서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홀로 모시며, 부당한 대우에도 반발할 여유가 없다한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의족을 해드리기 위해 목돈을 모으고 있는 효녀라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여유는 버려둘 정도로 아버지를 위하는 홍매임은 틀림이 없는데, 나는 왠지 모르게 석연치가 않았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살갑지 못한 딸이다. 살갑지 못함을 넘어 어딘가 모르게 아버지를.. 더보기
공식경쟁6 <낙원동> 낙원동 김혜진 국밥집에서 국밥을 먹고 있는 남녀 한 쌍, tv에서는 보수단체의 시위장면이 나오고 있다. 남자는 보수단체를 욕하고 이때 옆에서 국밥을 먹고 있던 보수단체회원 김 노인은 화를 내며 싸우기 시작한다. 국밥집에서 쫓겨난 김 노인이 향한 곳은 낙원동 악기 상가이다. 영화관이 함께 있는 그 곳에서 한 장의 티켓을 끊는다. 거기서도 김 노인은 담배피우는 여자를 발견하고 싸움을 하는데 그 장면을 한 고등학생이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만다. 우여곡절 많은 그의 하루는 사실 그의 삶과 닮아있다. 영화를 보며 지난시간을 떠올리는 그는 사실 젊은 시절 영화간판을 그리는 일을 했었다. 또한 여느 연인들처럼 사모하는 여인도 있었다. 그러나... 다 지나간 시간, 이제는 하릴없이 떠도는 하루를 보낼 뿐이다. 영화가 .. 더보기
공식경쟁6 <롤러블레이드> 롤러블레이드 김혜진 힘껏 달려 쫒아가 보지만 소녀는 친구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 함께 달리고 싶지만 소녀에게는 롤러블레이드가 없다. 과연 소녀는 친구들처럼 롤러블레이드를 타게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안된다’는 엄마의 말만으로 ‘갖고싶다’는 욕망을 잠재울 수 있을까? 그녀의 눈에 띈 고물 할아버지의 고물들 속에 함께 있는 한 쌍의 롤러블레이드... 그녀는 과연 그것을 손에 쥐게 될까? 갖고싶다는 소녀의 욕망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은 가지고 말겠다는 더 큰 의지뿐이다. 자란다라는 건 ‘안돼’라는 말에 익숙해지고 순응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는 것’일까? 그 속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게 되는 것일까? ‘갖고싶다’는 물질에 대한 단순한 욕망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더보기
공식경쟁6 <지금 당장 보건증이 필요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상황 ‘지금 당장 보건증이 필요해’ 신혜린 20분, 아니 정확하게는 18분이 조금 못 미치는 이 작은 시간이 각자에게 주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무엇을 시작하기에도, 그리고 그 끝을 보기에도 짧은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18분은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을 맺고 의미를 전달하고 유쾌한 웃음까지 뱉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소재부터 결말까지 어느 하나 익숙지 않은 것이 없다. 보건증이라는 소재가 낯익을뿐더러 영화의 기획의도 역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상황’이라고 소개되어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가지 눈여겨보았던 점은 보건증을 받아올 돈 1500원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주인공의 극 중 이름과 이 영화의 감독님의 이름이 같았다는 점이다. 이 영화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