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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제6회 부산평화영화제/관객 리뷰

공식경쟁6 <낙원동>

 

 

 

낙원동

김혜진

 

국밥집에서 국밥을 먹고 있는 남녀 한 쌍, tv에서는 보수단체의 시위장면이 나오고 있다.

남자는 보수단체를 욕하고 이때 옆에서 국밥을 먹고 있던 보수단체회원 김 노인은 화를 내며 싸우기 시작한다. 국밥집에서 쫓겨난 김 노인이 향한 곳은 낙원동 악기 상가이다. 영화관이 함께 있는 그 곳에서 한 장의 티켓을 끊는다. 거기서도 김 노인은 담배피우는 여자를 발견하고 싸움을 하는데 그 장면을 한 고등학생이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만다. 우여곡절 많은 그의 하루는 사실 그의 삶과 닮아있다.

 

영화를 보며 지난시간을 떠올리는 그는 사실 젊은 시절 영화간판을 그리는 일을 했었다. 또한 여느 연인들처럼 사모하는 여인도 있었다. 그러나... 다 지나간 시간, 이제는 하릴없이 떠도는 하루를 보낼 뿐이다.

 

영화가 끝나고 다시 만난 담배 피는 아가씨와 담배를 나눠 피며 자신의 옛이야기를 꺼낸다. 그렇게 하루는 저물고 노인은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간다.

 

낙원동에 가면 꼭 있을 것만 같은 김만복 할아버지는 어쩌면 정말 존재하는 그 누군가일지도 모른다. 젊은 시절 나라와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지금은 어디에서든 퇴물 취급을 받는 소외된 모습의 그 누군가 말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그렇듯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고 그 시간들을 곱씹으며 힘든 현재를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낙원동은 따뜻한 시선으로 누구에게나 고향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