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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8회 부산평화영화제 /★관객리뷰

[공식경쟁4] <두 번째 겨울> '우리도 남들처럼 살 수 있을까'

부산평화영화제 공식경쟁 영화 <두 번째 겨울리뷰

 

  이 영화를 리뷰 해야겠다고 결심했던 건 영화의 시놉시스 때문이었다. “현실의 벽에 부딪쳐 꿈을 포기해야 하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라는 청춘이라는 사회의 호명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꼭 나의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소위 말하는 우리네 청춘의 고단함은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이다. 이런 소재를 다룬 결과물들은 대개 비슷한 흐름과 결말을 가진다. 우리네 청춘이 이렇게 힘드니 라며 현실을 보여준다. 그 뒤에 우리 사회는 이걸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한다던가, 청춘들은 힘들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라는 식으로 결론이 난다. 우리들은 이런 것들을 보면서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이란 대체로 저런 식이 아니었던가 라는 공감 아닌 공감을 하게 된다. 그런 뒤에 따라오는 것은 현실이란 결국 어쩔 수 없지라는 체념이다. 미디어 매체에서 어떠한 식으로 청춘이 그려지는 것에 대해선 차치하더라도 서글픈 현실이다.


  두 번째 겨울은 그런 점에서 앞에서 언급한 것들과의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겨울은 여타 것들과 마찬가지로 고생하면서 아등바등하는 청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결말로 이들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며, 이들의 앞날에 대해서도 단정하지 않는다. 영화 속 현호(이광현 분)와 정희(박가영 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그저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또한 여느 청춘들처럼 좁은 원룸의 계약만료일이 다가오면서 다른 집을 알아보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원룸보다 넓은 집을 보면서 상심한다. 이 두 청춘에게는 구조적인 사회의 문제나 변화, 막연하고 희망찬 미래는 중요하지 않다. 당장 지금의 겨울을 보낼 수 있는 보일러의 작동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참으로 슬픈 우리네 청춘의 단상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청춘이라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청춘은 힘든 것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처럼 생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영화를 보게 된다면 이것과 관련된 것이 잠깐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청춘이니까 아파야 한다던가와 같은 것들의 영향을 부정할 수는 없지 말이다. 청춘은 꼭 고생하고 힘들어야 하며, 그리고 그것을 불가피하게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청춘이라고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우리도 남들처럼 살 수 있을까?”를 되뇌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의 우리네 청춘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관객리뷰단 박민주(krzone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