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평화영화제 아카이브
[공식경쟁7] <유라> 본문
관객리뷰단_김윤지
유라는 생활 형편이 좋지 않아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그런 그녀에게 생리대는 너무 비쌌다. 생리대 지원을 요청하지만 생리대가 도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오빠의 심부름으로 간 카페에서 갑자기 생리가 터졌을 때 생리대를 준다는 글을 읽고 용기를 내보려고 하지만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한다. 생리대가 없었던 유라는 밤에 수건을 깔고 잠을 잔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하나의 사건이 떠올랐다. 2016년 저소득계층 청소년이 생리대를 살 돈이 부족해서 생리대 대신 깔창을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그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 전국으로 퍼졌다. 지금 돌아보면 그 때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취약계층 청소년이 감당하기에 너무 비싼 생리대 가격을 탓하면서 마음 아파하긴 했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영상으로 현실을 맞닥뜨리니 사회제도적으로, 인식적으로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검색해보니 ‘깔창 생리대’ 가 기사에 오르고 난 이후 여성가족부에서 생리대를 지원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았듯이 당장의 생리대도 없는 상황에서 최소 2일에서 3일을 기다리는 것은 힘들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가기 어렵지 않은 곳에서 생리대 지원을 더욱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식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여러 광고에서도 생리를 있는 그대로 생리라고 말하지 못하고 ‘그 날’ 이라고 둘러서 표현한다. 사회적 인식으로 보았을 때 사람들은 생리에 대해서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유라도 카페 카운터에서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전국에 있을 여러 명의 유라가 생리대 때문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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