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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9회 부산평화영화제/★관객리뷰

<버블 패밀리> 마민지 감독 씨네토크

<버블 패밀리> 마민지 감독 씨네토크

 

모더레이터 : 이호걸 (부산영상위원회 전문위원)


작성자

관객심사단 : 박주혜





진행자 : 마민지 감독님 모시고 관객과의 대화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플로어에서 관객 분들께서 영화보신 소감이나 질문 있으시면 감독님과 편안하게 말씀 나누시도록 하겠습니다.

 

마민지 : 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를 연출한 마민지라고 합니다.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채워주셔서 감사드리고 즐거운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 영화 무지 재밌게 봤습니다. 너무 흥미진진하고 가슴이 되게 짠하면서도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90년대의 한국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그런 영화였던 거 같아요. 플로어에서 영화에 대한 소감이나 질문을 자유롭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어지는 관객질문)

 

관객A : 정권이 변하면서 사회 흐름이 변하는데 그 부분들에 따라서 흐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마지막에 그 한마디가 기억에 남더라고요. “나는 땅을 갖게 되면 좀 안정적이게 된다. 그런데 나는 적어도 이 땅이 언젠가 무너질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이 땅이 무너질 때를 대비해서 뭔가 하고 있는 거다.”

 

마민지 : 대비해서 뭔가 하고 있다기보다는 마지막에 관객 분들과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는 제가 제 땅을 보러가면서 사실 기대를 전혀 안하고 갔었는데 제가 너무 생각보다 좋아하는 거예요. 카메라에 다 담기잖아요, 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근데 결과적으로 생각을 해보니 부모님이 가지고 계시던 어떤 욕망들을 저도 똑같이 느끼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 조건들 속에서 나 역시 그런 환경 안에 놓였을 때 똑같이 휘둘릴 수 있는 개인이구나라고 많이 느꼈던 거 같아요. 다만 제가 영화를 찍으면서 느꼈던 것들은 그런 미래를 위하는 어떤 행복들, 돈을 빌려서 땅을 산다던가, 미래가치에 투기를 한다던가, 그런 것들에 다시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것을 관객 분들과 나누고 싶었던 거 같아요.

 

관객B :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다른 영화들보다도 감독님의 찍는 감정선에 초점을 맞춰서 봤는데, 저는 그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아파트내의 중학교를 갔었을 때 나와 같았던 친구들과 나만 다르다는 그런 좌절감, 다른 빌라에서 살았을 때 느꼈던 공포 그리고 그렇게 싫었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부모님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이 전 되게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청년의 입장으로서도 많이 본거 같아요. 경제적인 측면과 가족 관계 같은 부분에서도 제가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이야기할 때 집에 가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대학생들이 얼마나 많겠냐고 질문을 했었을 때 그 질문에 동의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근데 그 뒤로 이야기가 없어요. 그만큼 개인들에게는 꺼내기 힘든 이야기란 말이에요 근데 저 영화를 보면 정말 너무 사실적이다 싶을 정도로 싸우는 순간을 포착하고 그걸 다시 편집하시면서 또다시 보시고 그랬을 텐데, 그래서 더 궁금한 거예요. 굉장히 흔한 질문인데 이런 나의 치부로 느껴지는 부분들을 드러내서라도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강력한 동기가 뭘까와 영화에서 원룸에서 집을 빼고 가족집에 다시 들어가는데 BGM으로 아버지가 부른 노래가 들어갑니다. 그 부분이 의아해서 왜 그 BGM이 쓰였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마민지 : 초반에 영화를 제작하기로 생각했던 시기는 20대 중반인 지금으로부터 6,7년 전쯤이었는데 그때는 사실 부모님께 많이 화가나있던 상태여서 사이는 더 안 좋았었고 그런데 그 원인이 사실은 부모님에 대한 감정적인 것도 있긴 하지만 내가 경험했던 사춘기 시절의 기억들이 왜 벌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을 그 누구도 해주지 않는 것 때문에 되게 많이 화가나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어느 날 아버지랑 우연히 종로에서 세네번 정도 마주치게 됐었어요. 그때부터 부모님에게 궁금함이 생겼던 거 같아요. 그전에 부모님께 화가 더 컸었다면, 부모님이 어떤 사람인지 제가 모른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었고 그래서 부모님과 처음에 인터뷰를 하면서 리서치를 같이 시작을 했는데 부모님이 처음에는 건설사업을 하다가 망했다라고만 말씀하셔서 그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그 당시의 리서치를 하고 부모님이 서울에 상경하셔서 도시개발의 상황과 열기 속에서 어떤 상황을 맞닥뜨리고 어떤 결심을 했었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까 그 시대의 흐름도 보이고 부모님이 어떻게 해서 부자가 됐고 다시 돈을 잃었는지 그런 흐름들이 잡혔습니다. 스스로 영화를 찍어나가면서 제 상황을 스스로 다시 맥락 안에서 이해를 했었고, 어떤 큰 동기들은 제가 경험했던 그 시기가 사실 IMF 외환위기 시기였는데 지금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나 중장년층 분들한테는 이미 지나간 담론 내지는 이미 정리된 담론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그 당시에 청소년기를 보냈던 제 또래 청년세대들에게는 우리들의 입으로는 다시 말해본 적도 없는 사춘기시절의 기억들로 남아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때 당시를 경험했던 청년분들 그리고 제 또래 세대 분들과 당시의 기억을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노래에 대해서는 어떤 의도가 특별히 있었다기보다는 아버지가 부르시는 노래가 자녀나 자식을 그리워하는 가사가 나오는데 노래 부르시는 게 되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이사를 다시 들어가는 것과 편집을 같이 했었는데 재미삼아 처음에 붙였는데 이게 같이 보니까 느낌에 되게 묘하게 든 게 있어서 그렇게 편집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 영화를 찍는 과정이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기도 했었던 것인지요?

 

마민지 :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부모님도 다 설명을 하지 못하시는 시대적 배경을 제가 다시 돌아가서 맥락을 끼워 맞춰보고 돌아보는 그런 과정이어서 그 과정자체가 저한테는 제 감정적으로만 남아있던 상처들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해보는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관객C : 영화 잘 봤습니다. 주된 배경이 잠실 쪽인 것 같은데 얼마 전에 서울에 가서 제2롯데 타워를 보고 한국 사람들의 힘이 보이는 것 같아서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나오는 영화는 완성된 게 아니고 끝이 조금 남아있는 그런 부분들이 보이더라고요. 그게 굉장히 저한테는 신기한 장면이었어요. 그게 2~3년 전 장면이었던 것 같은데 그 장면도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지만 어머니가 어릴 때 사진촬영을 다하신 게 굉장히 귀한 인상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감독께서 언제부터 카메라를 잡고 영상을 찍기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마민지 : 2롯데타워 같은 경우에는 제가 처음에 영화 기획했을 때부터 촬영을 계속 해나갔었던 어떤 이미지 축 중에 하나였었는데, 잠실이 사실은 그 전에 잠실섬이었던 지역이 개발이 되면서 지금 서울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제2롯데월드가 올라가있는 지역이잖아요. 그런 건물의 모습들이 되게 상징적인 이미지여서 어떤 도시개발의 정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축으로 사용하고 싶었고요. 그래서 초반에 건물 짓기 시작할 때부터 계속 촬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촬영 같은 경우에는 어머니가 홈비디오에 나오시는데 동요를 따라 부르는 장면이 그게 제가 2살 때 찍은 장면을 사용을 했고 본격적으로 제가 촬영을 한 것은 20살 정도부터 시작을 해서 촬영을 하게 됐습니다. 이 영화를 찍은 것은 2013년 정도부터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 질문하신 것에 이어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계시는데 다큐멘터리를 하시게 된 이유와 어떤 다큐멘터리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시는지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민지 : 제가 원래는 극영화를 공부를 하다가 2012~2013년 정도부터 다큐멘터리를 하게 됐는데요. 사실은 영화를 찍는 과정이 지난하고 힘들어서 보증금을 빼서 영화를 찍고 그렇게 했었어요. 그게 힘들어서 영화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문화연구공부를 하다가 그때도 현장조사를 나가는 과정이 있어서 지역에 나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기록을 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다시 들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영화를 다시 찍게 됐어요. 이상적인 다큐멘터리라는 것은 사실 고민을 해본 적이 없는데 저는 작업을 할 때 마다 제가 전의 작업에서 경험했던 제 스스로의 한계를 계속 확인을 하고 다음 작업에서 그 한계들을 벗어나기 위해서 혹은 그 다음으로 조금 더 나은 작업을 하기 위해서 애를 좀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D : 저도 어린 시절을 꽤 괜찮은 빌라에서 보냈었는데 IMF이후로 굉장히 좁은 집에 이사를 가게 됐고 그 이후로 가난과 부모님과의 불화 이런 것들을 겪으면서 굉장히 화도 많이 나고 가족들이 이해가 안 되고 어린 시절을 그렇게 보냈었는데 왜 우리 집이 이렇게 됐을까 생각을 해보니 IMF라는 것을 빼놓고 생각할 수가 없더라고요. 감독님께서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좀 더 이해하게 됐고 부모님과의 관계도 좀 더 개선이 됐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영화를 찍어본 경험이 없지만 큰 맥락 안에서 저희 집이나 저의 가족을 생각해보니까 이해가 안되고 답답한 이런 것들이 해소가 되어서 감독님 영화를 보면서 공감을 많이 했고 또 찍어가는 과정 속에서 감독님이 느꼈던 것들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그런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찍으시느라 되게 고생 많이 하셨던 것 같은데 이렇게 좋은 작품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마민지 : 말씀해주신 것에 조금 더 말씀드리면 사실은 부모님과 제가 화해를 했다 내지는 가족의 사이가 좋아졌다라고 생각을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런 결말을 사실 원하지 않았었고 그렇게 되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요.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이러한 경제적 상황 속에서 가족끼리 담합해서 행복한 가족애 같은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되게 만들어진 이미지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같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저희 가족한테는 처음으로 영화를 보면서 있었던 자리여서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정확히 저한테는 말씀을 해주시지는 않았으나 하지만 두 분 다 과거에 대한 생각 내지는 저에 대한 생각 같은 것들을 나름의 정리를 하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진행자 : 부모님들의 처음 반응이 어떠셨는지 그리고 좀 전에 말씀을 해주신 부분이기도 한데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신 것 같지만 다큐멘터리 작업이라는 게 사실 찍히는 대상과의 경계가 대단히 미묘하고 윤리적인 문제도 있는 그런 것인데 찍는 과정에서 부모님과의 관계가 어땠는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마민지 : 어머니같은 경우에는 촬영하는 것 자체를 처음에 되게 부담스러워 하셨는데요. 일단은 화장을 안 하고 집안에서 찍는 것도 싫고 이상한 옷을 입고 찍히는 것도 싫고 그런 것들을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셨고요. 이를테면 영화초반에 나오지만 집을 치우고 찍어야 되지 않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그렇게 지내셨던 같아요. 그런데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이게 어떤 것을 다루려는 영화인지 그런 것들을 보도 자료도 보여드리고 트레일러를 만드는 것도 보여드리고 계속 설득을 시켰어요. 지금 이 얘기가 우리가족들만의 얘기가 아니고 한국사회의 이야기이고 부모님이 불편하게 느끼시는 부분은 이후에 편집을 하면서 다 걷어낼 테니 일단은 좀 실례하시고 같이 찍자고 제안을 많이 드렸었고 나중에는 서울 머니 쇼에서 어머니께서 쫓겨나시는 장면이 있거든요. 근데 그 장면 같은 경우에는 주말에 자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깨우시면서 이것을 찍으러 가야한다 오늘이 아니면 찍을 수 없다고 먼저 제안을 해주셔서 나중에 장면을 연출을 하기도 했고요. 아버지같은 경우에는 시종일관 별로 개의치 않아 하셨는데 막상 나중에 제가 촬영을 다 끝내고 나니까 왜 또 찍으러 안 오냐고 서운해 하셨어요. 카메라를 통해서 저랑 대화를 더 많이 하는 게 즐거우셨나봐요. 미안한 감정 때문에 저한테 말을 잘 못 거시고 맨날 서로 싸우고 지내다가 카메라 때문에라도 딸이랑 얘기를 하니까 그런 부분이 좋으셨는지 최근에는 전화하셔가지고 왜 엄마 랑만 둘이 통화하냐 나한테도 전화 좀 해라 섭섭하다 이렇게 하시더라고요.

 

진행자 : 다큐멘터리가 사회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적인 문제들도 해소하는 그런 형식이 있었던 그런 작품이었단 느낌이 듭니다.

 

관객E : 다음 다큐멘터리나 영화 지금 기획중인게 있습니까?

 

마민지 : 전 최근에 다음 작으로 어떻게 해야 되지 뭘 찍어야 되지 이런 것을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래서 아마 가족 내지는 사적 다큐나 자신에 대한 셀프 다큐 찍으셨던 감독님들이 다 하시는 고민 중의 하나일 것 같은데요. 결국에는 저는 제가 경험한 문제 내지는 제가 풀어내지는 못한 어떤 사연의 숙제 같은 것들을 영화화해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최근에 많이 들었었고, 이번에는 여성의 우울증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어보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20대때부터 우울증을 되게 심하게 앓고 있어서 관련된 다큐인데 저를 찍지 않는, 여성을 둘러싼 사회 구조가 어떻게 여성을 우울하게 만드는지 혹은 정신적으로 억압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찍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객F : 88올림픽 장면부터해서 개인 가족사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부분부터 해서 집안의 물새는 장면까지 많이 찡한 부분도 있고 말씀하신대로 한 가족사를 다루었지만 한국사회를 대변하는 것을 잘 나타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부동산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정권이 어떻게 변화해도 부동산 불패신화라든지 부동산 투기나 땅 투기 이런 고질적인 문제는 변함없이 한국사회를 대변하고 있는데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공감도 많이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제가 볼 때는 그런 부분이 워낙 많은 사회문제를 낳고 있고 빈부격차라든지 격차사회의 문제를 많이 낳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는 없고 계속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님이 그런 부분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민지 : 영화 중간에 아버지의 땅이 차압이 되서 차압이 된 걸로 어떻게 회생을 해보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안돼서 포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결국에는 부모님과 저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게 자신의 욕망을 개인들이 인정을 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부동산 관련해서 리서치를 하다 보니 도시개발사 내지는 서울이나 부산지역에 있는 개발사를 비판하는 책이 있거나 아니면 부동산 투기로 한몫을 잡아보자라는 책이 있거나 둘 중에 하나로 너무나 스펙트럼이 갈리는거에요. 그래서 이런 개개인들이 사실은 욕망하는 것들이 너무나 크잖아요. 부동산 투기를 하던, 아파트든 땅을 사든 그런 것들에 대한 것들을 사실은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앞에서는 사실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 뒤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지 그런 담론이 겉으로 솔직하게 드러나지 않는 그런 것들이 굉장히 문제적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다들 개개인의 삶에선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겠으나 제가 잠실 아파트 촬영하러 갔었을 때 되게 놀랐었던 게 제2롯데월드 지어질 때 싱크홀 때문에 도로공사를 한다고 난리가 난적이 있었어요. 근데 스쿨 존이 같이 걸려있어서 도로공사를 하면 아이들이 다칠 수 있으니까 안 된다고 앞으로 명목은 내세우셨지만 사실은 공사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까 봐 주민들이 다 화가 나신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다들 나와서 정말 다 좋아 보이시는 얼굴들이셨는데 외치는 구호들이나 이런 것들은 우리가 저 아파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배우고 훨씬 잘살고 훨씬 더 잘난 사람들인데 이쪽에다가 도로를 지을 수는 없다고 수백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구호를 다들 외치고 있는 것을 보고 그게 너무 무서웠었거든요. 되게 이기적인 내용의 구호를 외치면서 되게 교양 있는 얼굴을 하고 계신 모습들을 보고 너무나 한국사회의 이면을 돌아보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많이 들었었는데, 그래서 마지막에 제가 제 땅에 가서 느낀 게 사실 같은 내용이었어요. 제가 같은 조건에 있을 때 제가 몰랐던 내 땅이 생겼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사실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 제가 느꼈었던 내용이었어요.

 

진행자 : 우리가 욕망을 좀 더 솔직하게 인정을 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다라고 말씀해주신 것 같은데 저는 여기에 대해서 이견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가 자신들의 욕망을 정말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회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항상 그래왔던 것이 아닌가. 오히려 욕망을 억제하고 공적인 문제를 같이 고민한다든지 혹은 욕망을 뛰어넘는 개인의 사적인 이익추구를 뛰어넘는 고양된 어떤 것, 윤리라던지 미라던지 이런 것들을 추구하는 것에 우리가 오히려 소홀히 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저는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진단이 저랑 대단히 다른 것이거든요. 이런 생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민지 : 어쩌면 제가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소위 부동산 문제에서 자신이 멀리 떨어져있다고 생각하는 개인들과 나누고 싶었던 내용일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를테면 그런 것들이 되게 문제적인 현상들이지만 사실은 그런 상황 속에 개인이 놓였을 때 그런 욕망에 되게 쉽게 휩쓸릴 수 있다는 내용을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를테면 비판은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거든요. 남이 그렇게 욕망을 드러내는 개인한테 이게 되게 잘못된 것이고 이런 것들로 인해 불로소득이 생기는 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라고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사실 그게 내가 처한 상황이 됐을 때 그 욕망을 쉽게 인정할 수 있을까라고 했을 때는 그건 굉장히 다른 문제인 것 같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나누고 싶었던 것 같아요.

 

진행자 :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지금 의견이 살짝 엇갈렸는데요.

 

관객G : 서울 송파구에 장애인학교가 하나 짓는데 거기가 완전히 노른자 자리입니다. 폐교학교에 장애인학교를 지어요. 그런데 거기 사시는 분이 장애인학교가 들어오면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고 반대가 심해서 장애인분들과 그 어머니들이 거기 가서 꿇어앉고 있어요. 3년 싸워서 이번에 올해 10월 달부터 장애인학교가 지어집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어느 단체에서 똑같이 10년 전에 강남에 장애인학교를 지었어요. 근데 짓고 난 뒤에 아파트 값이 절대로 안 떨어져요. 혐오시설이 들어온다고 해서 아파트 값은 떨어지지 않는데 사람의 욕망이란 건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데모를 하는 거죠. 그것은 지금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옛날부터 워낙 땅에 집착하는 사람이 많고 정부가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진행자 : 욕망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욕망을 굳이 들어내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말씀하신 감독님의 의견과 일치하는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관객H : 촬영방법이 여러 가지로 나오는데 드론으로 하신 항공촬영은 촬영감독하고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신 건가요?

 

마민지 : 강남 쪽 같은 경우는 항공촬영허가가 잘 나지 않는 지역이라서 서울영상위원회에서 제공하는 항공촬영소스가 있어요. 그래서 그 내용을 가지고 활용을 했습니다.

 

진행자 : 97년 이후의 한국사정에 대해서 이전 세대에 대한 이야기 말고 이후세대의 지금 젊은 세대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도 말씀을 하셨고 또 이 다큐멘터리에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 부모님세대와 자신의 차이와 관계에 대한 것이어서 여쭤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이때 태어난 지금의 청년에 해당하는 세대의 일원으로서 이전의 기성세대와 다르다 차이가 있다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민지 : 일단은 경험한 내용이 너무 다른 것 같은데요. 이를테면 외한위기 이전의 시대는 성장의 가능성이 있는 시대였었던 같아요.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사회는 무언가를 하면 성취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고 이미 성취가 불가능한 사회 같다고 굉장히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 원인은 사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구조의 각 분야의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 그런 부분들이 청년들이 경험하는 문제들을 청년의 문제로만 치환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주거문제만 하더라도 사실 청년주거는 이미 기성세대들이 아파트를 다 가지고 있고 땅값을 올려놨기 때문이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갈 데가 없고 최소한의 안전망으로 청년임대주택이나 이런 부분들을 요구를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집값 떨어진다고 그런 거 세우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사실 할 말이 너무나 많은 것 같고요. 특히 저희 부모님만 해도 제가 느끼는 것들은 어머니는 보통 하면 된다고 인터뷰에서 말씀을 하시잖아요. 근데 저의 대답은 해서 될 것이 없었다. 해서 성공한 게 없다. 이런 대답이었던 거 같아요. 삶에서의 개인적인 어떤 성취들은 있을 수 있으나 사실 사회적으로 봤을 때 무언가 노력한다고 해서 과연 청년세대가 앞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라고 했을 때 전체적인 경제적 구조로 봤을 때 이미 저성장 사회 안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이잖아요. 그런 것들을 기대하기가 더 어려운 현실이 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관객I : 영화과 학생인데 영화제작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습니다. 개인 가족사 제작을 하는 과정에서 크레디트를 보니까 생각보다 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많은 도와준 이름이 올라가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는데 솔직히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었을 것 같고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팀을 꾸리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는지 와 어떤 필요에 의해서 사람들이 있었고 불편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마민지 : 주요한 촬영 같은 경우에는 촬영자체는 저 혼자 진행을 했지만 저는 어쨌든 영화제작은 영화 프로덕션 안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전에 다른 스태프들이랑 영화를 찍었지만 제가 제작비를 스스로 조달해서 찍었을 때 노트북을 팔고 월세보증금을 빼서 영화를 찍는 그런 5~6년의 시간들이 저는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그래서 제 돈을, 제 살을 깎아가면서 영화를 찍고 싶지 않았었고 그리고 스태프들도 그렇게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되게 컸어요. 그래서 제작지원을 받아서 스태프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불을 하고 영화를 제작을 하고 싶었었고 그런 과정 안에서 해외쪽 지원도 같이 받게 됐었거든요. 그래서 핀란드랑 같이 국제공동제작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특히나 편집 같은 경우에는 사적 다큐이기 때문에 주인공과 제가 동일인물이다보니 편집을 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는 프로덕션의 판단이 있어서 핀란드 편집장과 편집을 진행하게 됐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스태프수가 점점 늘어나고 스태프수가 늘어날수록 돈이 더 필요하니까 또 제작투자를 받고 그러다보니 점점 크레디트가 늘어나는 결과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4~5년의 시간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영화를 완성할 수 있게 돼서 지금도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마다 늘 너무 감사하는 마음이 큽니다.

 

진행자 : 이제 시간이 다되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에 토론을 해주시고 남아주시고 여기까지 와주셔서 같이 대화를 나눠주신 감독님과 관객 여러분들 모두에게 박수를 많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