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경쟁7] <물의 도시>
관객리뷰단_송수연
고등학생 때부터 국가-개인 관계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래서 사실 초점을 이에 맟추기도 했기에 이 관계에 관심이 없다면 이 글을 읽기 힘들 것이라 생각하며 미리 심심히 사과할께요)
이런...이건 뭔가 내가 알던 그 정부가 아니었어요... 개인적으로 정부의 이미지를 이 두 부류로 구분하고 있다. 질서자로서의 면모와 지원, 보호자로서의 면모인데 일단은 사회복지를 공부해왔던 학도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후자의 이미지를 더 많이 보아왔고 지금도 느끼고 있습니다.
고민이 있을 때마다 그의 정책이 곁에 있어왔기에 정말 편안했고 든든하기도 하였는데 질서자로서의 이미지는 조금 다른 모양입니다. 언젠가 집 근처의 도로를 가볍게 거닐며 느낀, 대칭으로 줄지어 있는 꽤 거대한 규모의 모든 사물들이 어느 도시경영 게임의
현실판을 방불케 하여 제게는 어딘가 비현실적인 평화로움을 가져다주었던 요소였는데 그게 어딘가에선 폭력적인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확실히 관은 질서정연한 무언가가 취향인 것 같았는데
그런 점으로 비추어 보아 본 정책을 실시한 의도 자체는 기존의 상권 상황이 뭔가 혼란스러워 보였을 테고 이를 질서정연한 틀 안에 두어서 판매자나 소비자 모두가 그 안에서 편리하게 물건을 사고파는 그림을 그리고자 했다는데에 있지 않았을까 해요
그러나 방법이 너무 서툴렀습니다. 공청회는 한번도 열리지 않았고 별다른 욕구조사가 이루어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나름대로는 주민을 생각해서 한 정책일텐데 정작 그 주민들의 목소리가
배제되었고 당연히 불만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무작정 진압만 하려 드니 상황은 더 악화될 수 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정부는 왜 이런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였을까? 나름대로 고심한 이유를 밝히자면 이러한데요
오랫동안 잊고는 있었지만 국가는 합법적 “폭력체”이다. 그리고 제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이에 강제력이 동원되는 순간 게임 오버에요
그런 면에서 국가는 필연적으로 자신의 대상자를 적으로 두거나 아첨하는 존재로 두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 이런 면에서 보면 권력체란 참 외로운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권력욕이 없는건가..)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대상자가 자신을 적으로 두기를 자처하여 서로 싸우게 되는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듯 하여 꽤 비극적인 인상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공청회를 꼭 열어보았으면 하는 바이다. 당장은 서로 받아들이기 힘든 발언들이 나오겠지만 합의는 결국 반복된 만남 속에 맞지 않는 것들을 맟추어 가는 과정이니
그 끝에는 분명 대화를 이어갈 만한 가치가 있을 거예요